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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교육론

노인복지학과, 평생교육사, 평생교육 복지사1급! 노인교육론 요점 정리 14강 상담에서 다루는 노인 문제

14장. 상담에서 다루는 노인 문제

앞 장에서 노인상담에서 활용되는 상담자의 반응 유형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장에서는 노인의 특성 및 노인상담의 주제에 효과적인 노인상담의 기법들을 알아보고, 노인상담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호소문제와 그 상담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노인상담의 기법

 

모든 연령의 상담에서 그러하듯, 노인상담에서도 적극적 경청(내담자의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듣고 느끼고 내담자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며 언어적인 것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인 부분 또한 경험하는 것, 또한 내담자의 말에 피드백하고 충분한 감정표현의 동기를 만들어 주는 것), 요약 및 중요 내용에 대한 반복(노인 내담자의 이야기가 길고 반복적인 경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상담목표와 초점이 흐트러지기 쉽기 때문에 내담자 이야기의 요점을 반복하여 이야기해줌으로써 생각정리, 이야기의 초점잡기, 상담자의 경험을 확인하는 것), 직면(갈등 상황에서 내담자와 가족원들에게 직접적인 문제의 핵심, 저항의 내용을 지적해 주는 것, 노인과 가족의 심리적 부담감을 감안하여 상담자와 충분한 라포 형성 후 시도할 것, 정보전달을 분명하게 하여 괜한 혼란이 생기지 않게 주의) 등이 유용하다. 적극적 경청이란 내담자의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듣고 느끼고 내담자의 입장에 서서 이해해주는 자세로, 상담의 기본이 된다.

그리고 노인들은 이야기가 장황하고 반복되는 경향이 있어 자칫하면 상담의 목표와 초점이 흐트러지기 쉽다. 노인들의 이야기가 길게 반복되는 것은 노인 내담자가 상담자로부터 인정과 관심을 받고 싶고 문제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에 대한 불안에 의한 것일 수 있다. 이 때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의 요점을 반복하여 이야기해줌으로써 내담자가 생각을 정리하고 이야기의 초점을 잡도록 도울 수 있다. 또한 상담자의 요약과 반복 반응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이다.

또 직면도 유용한 상담 기법이다. 직면이란 갈등 상황에서 내담자와 가족원들에게 직접적인 문제의 핵심이나 저항의 내용을 지적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직면은 자칫 노인 내담자와 가족들에게 심리적인 부담감을 줄 수 있으므로 이를 감안하여, 상담자와 내담자 그리고 가족들이 충분히 라포를 형성한 후에 시도하여야 한다. 그리고 상담에서 직면 기법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상담자가 전달하려는 바가 무엇인지를 내담자와 가족들이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보전달을 분명하게 하여 괜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이 밖에 노인상담에서 특히 유용한 상담 기법으로 문장완성 기법, 회상 기법, 조각 기법, 심리극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문장완성 기법

문장완성 기법이란 ‘내가 가장 싫은 것은...’, ‘나의 가족은...’, ‘내가 만약...’ 등과 같이 미완성된 문장에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어서 문장을 완성시켜보게 하는 투사적인 검사 방법이다. 질적 검사의 하나로, 개인상담이나 집단상담에 앞서 노인 내담자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이 기법은 미완성 문장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내담자의 인생관, 여성·남성관, 가족관계, 자아상, 주된 고민과 해결방식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내담자를 이해하는데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단 검사의 경우에도 검사 한 종류로 섣불리 결론에 도달하면 안되는 것처럼, 문장완성검사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다른 검사 및 면담 자료들과 종합하여 내담자 이해에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문장완성검사는 앞에 제시한 것과 같은 일련의 미완성 문장을 내담자에게 제시하고, 미완성 문장을 보고 떠오르는 것들을 이야기하거나 써보도록 하는 검사이다. 한 문장 한 문장에 너무 심사숙고하기 보다는 즉각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써보게 한다. 문장완성검사 결과는 표준화된 검사처럼 별도의 채점방식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내담자에 대해 파악하고, 특별히 인상적이거나 궁금한 답변, 또는 답변하지 않은 문장 등에 대해서는 상담에서 질문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을 화두로 하여 상담을 시작할 수도 있다. 문장완성기법이 효과적인 이유로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말로 표현하는 것을 불편해 하거나 글로 표현 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문장완성을 시작점으로, 토대로 이야기를 해나간다면 더욱 다양한 탐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회상 기법

노인교육방법에서도 ‘회상’에 대해 다룬 바와 같이, 노인상담에서도 ‘회상’은 유용한 상담기법이다. 회상 기법이란 내담자 개인에게 의미 있는 과거 경험을 생각하거나 그 경험을 현실의 문제와 연관시키는 것으로, 말로 진술하는 방법, 글로 적는 방법, 명상하기 등 표현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회상 기법은 개인상담과 집단상담 모두에서 유용한데, 특히 과거의 잘못을 다시 생각하면서 그에 대한 기억과 화해하고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게 되고, 현재의 심리적 갈등이나 관계상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유용하며, 과거와 현재의 얽힌 문제로 갈등하는 노인 내담자와 가족들 간의 화해의 자리가 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 상담에서 ‘회상’을 사용하는 방법들로는 다음의 여러 방법들이 있다.

 

(1) 자서전 저술이나 녹음

자서전 쓰기는 내담자가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여 글로 쓰는 방법이다. 자서전에는 주요 사건, 인간관계에 대한 경험, 관련된 중요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기술된 것’ 뿐만 아니라 ‘기술되지 않은 것’들을 고려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엄격하여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인 아버지나 어머니, 지금도 감정이 남아있거나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는 사건이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내담자가 쓴 자서전에 빠져있을 수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작성한 자서전을 보면서 이와 같이 중요한데 빠진 부분을 찾아 질문하고 그것으로부터 상담의 주요주제들을 찾아낼 수 있다. 자서전을 글로 저술할 수도 있고, 녹음을 하여 만들 수도 있다. 글쓰기가 어렵거나 익숙지 않은 내담자, 시력이나 손 힘이 없어서 글쓰기가 부담스러운 내담자 등은 녹음기계 사용방법을 알려주어 녹음 방법으로 자서전을 만들도록 하는 것도 좋다.

 

(2) 생애 순례 여행

생애 순례 여행이란 태어난 곳, 아동기나 청년기, 성년기를 보낸 마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간들을 찾아 여행을 떠남으로써 자신의 과거와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인생을 각 시기별로 나누어 과거를 기억해보고 그 시절로 되돌아감으로써 그때의 중요한 사람들, 중요한 사건과 감정들을 떠올릴 수 있다. 해결되지 못하고 남아있었던 과거의 관계, 감정들과 만나고 정리하고, 잊고 있었던 인생의 시기들을 채워나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노인 내담자들은 자신의 과거를 받아들이고 인생을 긍정적으로 정리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방문한 곳들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두는 것도 좋다. 혹시 지리가 바뀌었거나 노인 내담자의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인해 직접 방문하기가 어렵다면, 그곳에 최근까지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그곳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회상을 하도록 할 수도 있다. 또는 자서전 쓰기와 같이 최대한 자신의 기억을 떠올리되 공간을 중심으로 생각들을 따라가 볼 수 있다.

 

(3) 중요 인물과의 재회

생애 순례 여행이 과거를 회상하는 방법으로 ‘공간’을 매개로 하였다면, 과거의 중요한 사람들과 만남으로써 자신을 되돌아볼 수도 있다. 어렸을 때의 동네 친구, 초·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 대학동창, 종교단체나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한 사람, 이웃, 친척 등이다. 그 사람들로부터 과거의 자신에 대해들을 수 있고, 과거에 풀리지 않고 남은 감정이나 사건들이 있었다면 다시 만나 그 이야기들을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과거의 희망을 떠올리거나, 힘들었던 경험이나 상처를 다시 정리해볼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거나 더 성숙해진 자신을 깨닫게 되거나, 인생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4) 스크랩북, 사진, 오래된 편지, 옛날 기사, 족보 보기

사람들이 보관해 온 물건들은 보통 자신의 인생에서 특별하고 의미 있는 것들이다. 보관해온 물건들을 찾아서 꺼내어 보고 이와 관련된 기억들을 새롭게 재구성하고 다시금 경험해볼 수 있다.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를 보면서, 언제 누구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때의 감정은 어땠는지 등을 이야기하다보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사건들을 기억하며 과거의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고, 잊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한다.

스크랩북이나 편지, 우표나 껌 종이 등 수집한 물건들, 잡지, 카세트테이프, 옛날 신문 기사 등도 회상을 도와준다.

또 의미 있는 단서 중 하나가 족보이다. 집안의 역사를 밝히는 자료로, 족보에 나와 있는 사람들 중 이미 죽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되기도 하고, 죽음을 원만히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기도 한다. 노인들이 자신의 부모들이 살았던 곳을 방문하거나 묘지에 가보는 것, 부모와 조상들이 남긴 글을 찾아 읽거나, 가계의 역사 흔적을 기관이나 마을에서 찾아보는 것들도 이와 관계된다. 이는 기억을 돕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흥미 있고 창조적인 일이기도 하다.

 

(5) 일생의 업적 정리

노인 내담자가 이 세상에서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적어보는 방법이 있다. 과거에 자신이 이룬 업적,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거나 무엇인가 해낸 것들을 구체적으로 적어봄으로써 자신이 세상과 다음 세대에게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는 뿌듯함을 갖게 된다. 어떤 노인들은 이렇게 정리한 결과물들로 책을 만들거나, 미술작품, 음악앨범을 만들거나 자서전으로 발표하기도 한다. 자신의 일생의 업적을 정리하면서 성취감과 인생의 통합감을 느끼는 효과가 있다.

(6) 집단상담 기법

회상기법은 개인상담 뿐만 아니라 집단상담에도 유용하며, 회상으로만 전체 집단프로그램을 진행할 수도 있다. 아래 표에는 하양숙(1991)과 김현주(2000)의 회상기법 집단상담 프로그램의 회기별 주제와 내용이 예시로 나와 있다. 회상기법을 집단상담에 적용하는 방법으로는, 회기마다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등 시기적으로 구분하여 진행할 수도 있고, 재미있었던 일, 슬펐던 일 등등 주제에 따라 회기를 구성할 수도 있다. 집단상담에 회상 기법을 적용한 경우 노인들의 자신감 향상에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출처 찾아 밝히기).

 

<표> 회상 기법 집단상담 프로그램 구성

(하양숙, 김현주의 집단상담 프로그램 소개: 노인상담 책 130쪽 표61 참조 )


하양숙(1997)
구미영(1998)
김현주(2000)
주제
내용
주제
내용
주제
내용
1회기
시작 안내, 가능한 한 가장 옛 기억 회상
집단구성원 소개, 회상 소개, 초기 회상
자기소개, 프로그램 소개
자기소개를 통해 친밀감을 가짐, 프로그램의 전과정 이해
소개, 가능한 가장 옛 기억 회상
연구자 및 보조원 소개, 회상 소개, 초기 회상
2회기
아동기의 회상, 초·중·고 시절 회상(놀이, 친구, 재미있었던 것)
회상을 자극, 집단 과정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 선택된 과거의 사건이나 신문기자 준비
우리집 자랑
긍정적 측면의 가족관계 노출로 자기개방 거부감 줄임, 피드백
아동기
어린 시절 경험
3회기
성인 초기, 결혼, 자녀 양육 경험, 가족생활
회상 자극을 위한 준비물(결혼 사진, 배우자 사진, 가족생활 사진)
신뢰감 형성
가벼운 신체활동을 통해 긴장을 풀고 친밀감을 느끼도록 함
재미있었던 일 회상
친구와의 놀이(초·중·고 시절)
4회기
성인 후기, 부모로서의 교육적 역할, 가정치료, 민간요법
가정치료법, 잘 알려진 전통 처방, 민간요법
신뢰감 형성
있는 그대로의 개방, 일상생활 이야기에서 공감과 피드백
모임 결여(복지관 행사)
모임 결여(복지관 행사)
5회기
지방 관섭, 과거 생활양식, 특별한 가르침, 과거 삶에 대한 평가
옛 고장(고향 또는 젊은 시절에 산 곳), 중요한 사건, 개인의 생활철학
기억 속으로 지나온 삶의 의미 찾음, 사진 가져오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회상하고 한 사람씩 이야기(경험 나눔)
청년기와 결혼
가족생활·직장생활
6회기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 새로운 삶의 계획
특별한 순간(기억)
추억이 담긴 물건 가져오기
추억이 담긴 물건에 대한 사연과 누구에게 유품으로 남길지 이야기
시부모와 자녀 양육
질병치료 과정
7회기


인생 곡선 그리기
과거사를 10년 단위로 구분(곡선으로 표현, 여행 소망)
과거에 대한 자기평가
가족 내 역할, 과거 생활양식 발표 및 마무리
8회기


가장 즐거웠던 기억



출처: 하양숙(1997), 구미영(1998), 김현주(2000)

 

 

3) 조각 기법

조각기법은 주로 가족치료에서 사용된다. 노인 내담자가 조각가가 되어, 가족구성원들에게 자세를 취하게 한다. 노인은 자신에게 가깝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자기에게 가까운 위치에 배치하고, 멀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멀게 배치할 수 있다. 그리고 어느쪽을 바라보는가 어떤 자세와 표정을 취하는가 하는 것들을 노인 내담자의 시각에서 지시하고 가족원들은 그에 따라 조각품처럼 자세를 취한다. 대체로 노인들은 아들이나 딸, 손자녀들은 가깝게, 며느리나 사위, 그 밖에 가족 안에서 갈등의 주요 원인 제공자가 되는 사람은 멀리 배치하는 경향이 있다. 가족원들의 배치도를 통해 노인과 가족들간의 관계망과 감정적 관계 거리를 가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노인과 가족구성원의 배치와 자세를 정하고 나서, 노인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본다. 그리고 배치된 가족구성원들도 자신의 위치와 자세에 대해 느낌을 표현한다. 이야기를 다 나눈 다음에는, 조각을 다시 한다. 이번에는 노인 내담자가 자신이 원하는 가족구조의 모습대로 가족구성원을 재배치한다. 그리고 재배치된 형태에 대해 다시 한 번 내담자와 가족들이 이야기를 한다. 노인이 제안한 것과 같이 바람직한 모습으로 가족의 관계가 변화하려면, 가족 내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함께 논의한다. 처음의 조각기법과 두 번째 재배치된 조각기법을 보여주면서 현재 우리의 상태와 앞으로 나아갈 상태를 비교하고 느낄 수 있다. 이렇게 하면서 가족관의 관계를 체험할 수 있으며 보다 분명하게 서로 원하는 바를 알 수 있으며 또한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원활하게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각 기법으로 가족원들의 위치와 자세를 만들어보는 것은 가족 간의 관계를 시각화하여 가족의 관계와 갈등을 드러내는데에 유용하다. 노인 내담자가 바라보는 가족들의 관계와 갈등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가시화하고 이야기 나눔으로써, 가족 구성원들은 가족들의 위치와 상황에 대해 새롭게 느끼고 보다 나은 가족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려는 동기가 생기게 된다.

 

4) 심리극 기법

심리극이란 연극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사람의 인격 구조, 대인관계, 갈등과 정신적인 문제들을 탐색하고 치료하는 집단정신치료 기법으로, 정신과의사 모레노(J. L. Moreno)가 처음 만들었다. 내담자의 감정적 문제, 갈등, 경험을 연기함으로써 자신의 느낌을 동작으로 표현해보게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앞서 다룬 조각 기법처럼 내면의 갈등이나 감정을 표면화하고 명료화할 수 있다. 이렇게 뚜렷하게 보다 보면 자신의 잘못된 오해나 편견을 발견하고 인정할 수도 있고, 내면의 문제를 통찰하게 될 수 있다. 또 무대 위에서 지금의 생각과 감정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역할을 해보거나 대안적인 생각과 감정을 연습함으로써 학습효과를 얻기도 한다. 노인 내담자의 경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리극을 하고, 연극이 끝난 뒤에 가족과 함께 소감을 나누거나 대화 상담을 이어갈 수도 있다.

심리극에는 주연기자, 보조자아, 연출가, 관중이 있다. 주연기자는 자신의 정서적 문제를 표현하는 사람으로 내담자가 그 역할을 한다. 보조자아는 대개 주연기자의 느낌 표현을 돕기 위해 무대 위에서 함께 행동하고 연극하는 훈련된 상담조수이다. 그리고 상담자가 무대 감독이자 연출가를 맡는다. 심리극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무대라고 하고, 심리극을 지켜보고 끝난 뒤에 의견을 나누는 관중이 있다. 심리극을 하기에 앞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관중석에 있을 때 미리 이 내담자의 문제에 대해서 질문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담자와 관중들을 준비시킨다. 그 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내담자 즉 주연기자를 무대 위로 초대하여 스스로 대사와 연기를 하게 한다. 그리고 상담자는 이후에 소개할 여러 기법들을 활용하여, 내담자의 문제를 탐색해간다. 주연기자의 상대역은 보조자아가 될 수도 있고 관중석의 그 누군가를 무대위로 초대하여 상대역을 맡길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서 주연기자 즉 내담자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실제 생활과 고민들을 재현하고, 자신의 연기와 상담자, 보조자아, 관중의 지도와 도움을 받아 자기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 대안을 찾고 자발성을 회복하게 된다. 심리극이 끝나면 주연기자, 보조자아, 관객 모두가 생각과 감정을 정리한다. 노인 내담자와 심리극을 진행한 경우에는 심리극을 마친 뒤에 내담자의 감정을 공유하고, 또 가족원들이 내담자에게 갖고 있는 감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심리극에는 내담자가 몰입하여 잘 연기할 수 있도록 독백, 역할 바꾸기, 거울기법, 마술 상점, 빈 의자 기법 등 다양한 세부기법들이 활용된다.

 

(1) 독백

독백이란 내담자 혼자서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내담자가 말이 없거나, 대화 도중 침묵이 자주 발생할 때, 뭔가를 한참 생각해서 이야기하기보다 지금 막 스친 생각이나 느낌 같은 것을 그대로 이야기해보도록 묻고 내담자가 혼자 말해보도록 하는 방법이다. 또는 어떤 상황, 예를 들어 친구를 만났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 과거의 어느 시점 중 얘기해보고 싶은 기억이 떠오르는지 등을 설정하거나 물어서 독백을 유도할 수도 있다. 독백을 하면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가라앉아있던 감정이나 생각들이 표현되고 구체화될 수 있다.

보다 발전하여, 대화를 잠깐 멈추고 그때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치료적 독백’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방금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셨는데 그 이야기를 하는 중에 머리에 스쳐간 생각이나 느낌 같은 것이 있었나요? 잠깐이라도 떠오른 생각이나 느낌이 있으면 이야기해보세요.”와 같이 상담자가 적절한 시점에 머물도록 권하여 내담자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게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은 내담자에게 특정 감정을 강하고 진지하게 느끼게 하는데에 사용된다.

 

(2) 역할 바꾸기

역할 바꾸기는 갈등상황에 있거나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서로 역할을 바꾸어 봄으로써 상대방의 입장에서 자신의 문제와 갈등을 보게 하는 기법이다. 역할을 바꾸어 보면, 내담자가 상대의 상황과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생각과 표현방식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깨닫게 될 수 있다. 특히 가족 안에서의 갈등이 있는 노인 내담자에게, 내담자와 관련된 가족원이 실제로 역할 바꾸기를 해보도록 할 수도 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갈등을 빚는 노부부가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봄으로써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고, 또는 아버지와 아들이 역할을 바꾸어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가족구성원이 상담실에 함께 있지 않을 경우에도 역할 바꾸기 기법을 적용할 수 있는데, 그 때는 상담자가 가족원의 역할을 해보고 또 상담자와 내담자가 역할을 바꾸어 연기해보는 것이다.

또 역할 바꾸기는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서도 가능하다. 즉 내담자에게 상담자의 역할을 해보게 하고, 상담자가 내담자가 되어 내담자의 이야기를 다시 던지는 것이다. 그러면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와 갈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이 아닌 상담자의 입장에서 보면서, 새로운 인식을 갖거나 변화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3) 거울 기법

거울 기법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행동이나 자세, 말투 등을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똑같이 흉내 내는 방법이다. 자신을 흉내 내는 상담자의 모습을 보면서 내담자는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고 평가할 수 있고 자신의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찾아 바꾸고자 하는 동기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인관계가 힘들거나 비협조적인 내담자, 우울하거나 자존감이 현저히 낮은 내담자의 모습을 흉내 낼 수 있다. 단 이 기법은 자칫 잘못하면 내담자를 비꼬는 것처럼 느껴져서 불쾌할 수 있으므로 상담자와 내담자가 충분한 신뢰 관계가 형성된 이후에 사용하여야 하며, 사전에 내담자의 동의를 얻고 적용하는 것이 좋다.

 

(4) 마술 상점

마술 상점은 내담자 내면의 긍정적인 자원을 탐색하고 인생의 목표와 가치를 명료화하는데에 유용하다. 물건뿐만 아니라 행복이나 건강, 사랑, 용서, 평화 같은 것들도 원하는 것은 뭐든지 사고 팔 수 있는 가게가 있다고 상상하고, 갖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고르게 한다. 그리고 무엇을 갖고 싶은지, 왜 그것을 갖고 싶은지, 그것을 갖게 되면 정말 만족스러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자신이 당초 갖고 싶었던 것이 정말 가치 있고 소중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생각보다는 굳이 필요가 없을 수도, 오히려 없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여러 가지 생각과 입장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갖고 싶은 것을 갖고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서도 상상해본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진정 원했던 것이나 떨쳐내고 싶었던 것, 그것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탐색해보고, 새로운 문제나 심리적인 갈등이 발견되면 이후의 상담에서 연결하여 다룬다.

 

(5) 빈 의자 기법

빈 의자 기법은 심리극이나 역할연기의 상황을 보다 구체화하여 표현함으로써, 내담자의 몰입과 연기를 돕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내담자가 상담실에 실제 있지 않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빈 의자에 그 사람을 초대할 수 있다. 때로는 과거의 자신, 또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빈 의자에 초대할 수도 있다. 내담자는 앞에 있는 빈 의자에 와 앉은 상상의 인물과 대화를 나누며, 과거의 상처나 감정 또는 지금의 갈등에 대해 탐색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빈 의자에 보조원이나 상담자가 앉아서 그 사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6) 죽음, 부활, 심판의 장면 상상하기

심리극의 하나로 죽음이나 부활, 심판의 장면을 연기하면서 경험해볼 수 있다. 자살하고 싶은 내담자 또는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는 내담자, 가족간의 갈등이 심한 내담자 등에게 유용하다. 노인 내담자가 상담실의 소파나 바닥에 누워 죽어있는 상황을 연기한다. 필요하다면 보조자아가 죽음을 연기하는 노인 내담자 옆에서 애도를 하거나 장례 상황을 연기하며 그 상황과 감정에 몰입하도록 돕는다. 보조자아들은 내담자가 죽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주위 반응들을 표현한다. 그렇게 노인 내담자가 자신의 죽음과 주변 사람들의 반응들을 느끼고 나서, 부활하는 시간을 갖는다. 상담자가 “자 이제 다시 세상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눈을 뜨면 00씨는 다시 부활하게 됩니다. 제가 셋까지 세면 눈을 뜨세요. 하나, 둘, 셋! 자 이제 다시 세상으로 돌아왔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내담자의 부활을 유도한다. 그리고 죽음을 다룬 것보다 더 긴 시간을 부활에 대해 다루면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죽음과 부활에 대해 피드백을 나눈다. 노인 내담자의 죽음뿐만 아니라, 내담자가 미워하는 사람, 죽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 중요한 다른 인물의 죽음을 보조자아가 연기하고 그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심판의 장면은 내담자가 죽어서 하나님이나 절대자, 이상적인 인물을 만나게 되었을 때를 상상하는 방법이다. 이 때 보조자아는 내담자가 만날 절대자 등을 연기하면서 내담자의 삶에 대해 평가하거나 재판하여 내담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평가, 죄의식, 가치관에 대해 탐색해볼 수 있다.

 

(7) 등 보이기

등 보이기 기법은 가족관계에서 특히 독단적이거나 어울리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노인 내담자의 탐색을 이끄는데에 유용하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동의를 구한 후에 마치 내담자가 그 자리에 있지 않은 것처럼 내담자에게 등을 돌아앉게 하고, 내담자 문제에 대해 남은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내담자가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내담자에 관계된 이야기들을 나누고, 내담자를 그 이야기를 뒤돌아서 듣는다. 그러고 나서 그 과정에서 생각하고 느낀 바와 대해 내담자와 가족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들이 내담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다른 사람의 관점과 입장에서 듣고 이해할 수 있다.

 

5) 역할기법

역할기법(role playing)은 내담자나 상담에 참여한 내담자 가족들이 내담자의 문제와 관련된 상황을 연극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특별히 정해진 대본은 없고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일상 이야기를 가지고 역할을 맡아 표현한다. 역할극은 앞서 설명한 심리극과 달리, 내담자들의 내면의 심층적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집단 안에 지금 발생하는 문제나 개인의 당면 문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직접 떠오르는 대로 일상 상황을 연기해보거나 또는 대본을 짜거나 연습을 해서 역할극을 할 수도 있다. 일상적이고 평상시의 대처에 대해 역할극을 한 다음에는 이 문제 상황을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수는 없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해보지 않은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에 반응해보도록 한다. 내담자와 가족들은 이 과정에서 문제가 해결되거나, 또는 문제의 발생과 유지에 자신이 기여하는 부분에 대해 통찰하게 된다. 역할 기법을 통해 상황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으며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는 한 방법이다.

 

6) 의사소통 훈련

노인 내담자들은 지나치게 권위적으로 자기의 입장만을 주장하거나, 반대로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방에서 이해시키는데에 미숙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적절한 방법으로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전달하는 의사소통 훈련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상대방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방법을 지도하고, 함께 연습한다. 또 상담실에서 연습한 내용을 실제 생활에서 해보고 그 결과에 대해 상담에서 다룰 수 있다.

 

7) 매체학습

매체를 이용한 학습은 노인교육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는데, 상담에서는 상담내용을 녹음 또는 녹화하여 그것을 노인 내담자와 그 가족들이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누도록 하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내담자가 자신의 상담내용을 보고 들으면서 그 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해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특정한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거나 변화하지 않으려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하기로 마음먹을 수 있다. 또 상담에서 솔직하게 드러난 내담자의 이야기를 가족들이 보면서 노인 내담자를 더 잘 이해하게 될 수도 있다.

 

 

2. 노인 집단상담

 

상담자와 내담자가 마주 앉아 이야기를 풀어가는 개인상담이 있는 반면, 상담자와 다수의 내담자가 함께 상호작용을 하면서 자기 이해와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집단상담이 있다. 집단상담은 상담자가 동시에 여러 명의 내담자와 상담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담자에게 새로운 사회를 경험하게 하고 집단 안에서 통찰과 새로운 시도, 학습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강점이 있다.

 

1) 노인 집단상담의 목적

코리 등(Corey & Corey, 1992)이 제시한 집단상담의 목표로는, 자존감 향상, 자신의 한계 수용, 자유로워지기, 자기에 대해 인식하기, 느낌과 행동의 차이를 알기, 가치를 명료화하기, 친밀함을 저해하는 행동들을 깨닫고 줄여가기, 나와 남을 신뢰하기, 타인을 배려하기, 개방, 직면, 지지와 도전, 자기주장, 타인의 욕구에 민감해지기, 타인에게 피드백 제공하기 등이 있다. 특히 노인들은 다른 연령의 내담자보다 신체적, 정신적 측면에서 독특성을 가지는데, 비슷한 상황 또는 비슷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임으로써 서로에게 위로가 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 안에서 자신과의 공통점을 발견하여 지금의 문제에 대해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다. 또 타인의 대처방법을 보면서 대리학습을 하거나 자신의 경험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갖게 된다. 집단 안에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노화로 인한 소외감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노인 내담자들에게, 이와 같은 경험들은 그 자체로도 긍정적인 힘을 갖는다. 자기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도 된다는 안도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자신의 역할에 보람을 느끼고, 집단에의 소속감이 삶의 활력이 될 수 있다.

 

2) 노인 집단상담의 과정

일반적인 집단상담의 과정에 대해 말러(Mahler, 1969)는 참여단계(직단목표 설정, 구성원간 신뢰 형성, 상담분위기 형성)→과도적 단계(집단원간의 자기존재 각인, 집단원들간 상호 갈등, 상담자에 대한 권위와 이질감에 대한 저항이 일어날 때 자기 패턴에 대한 자각, 회상을 중요한 상담의 주제로 이용해야함)→작업단계(집단원간 신뢰형성, 자기노출, 구체적인 문제제시, 논의, 방안모색, 집단원끼리의 소속감이 대두)→종결단계(상담초기에 있었던 문제가 얼마나 잘 해결 되었는지 그동안 있었던 집단상담들을 서로 돌아가면서 평하고 상담을 전반적으로 종결)로 구분하였다. 참여단계는 집단상담의 목표를 합의하고, 구성원간의 신뢰를 형성하고 상담분위기를 이루어가는 단계이다. 그 과정이 지난 뒤에는 집단참여자들간에 갈등이 드러나는 과도적 단계를 거치게 된다. 집단참여자들이 집단 내에서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고, 서로 갈등이 충돌하거나 상담자를 향하여 저항하는 행동을 보인다. 이 과정이 지나가야 비로소 집단참여자간의 신뢰관계가 형성되고 집단 안에서 자기를 노출하며 구체적인 문제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서로의 문제와 고민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방안을 찾아가고 이 과정에서 집단에의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작업의 단계에 해당한다. 끝으로 종결 단계에서는 상담 초반에 세웠던 목표에 집단상담을 통해 얼마만큼 도달하였는지 목표와 지금의 상태를 비교해보고, 상담에서 얻어진 인식과 통찰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연습한다. 전반적인 상담 과정을 평가한다.

집단상담의 대가인 얄롬(Yalom, 1993)은 집단상담의 과정을, 오리엔테이션 단계→갈등 단계→응집성 발달의 단계→하위집단 형성 단계→자기공개의 단계→종결 단계의 6개 단계로 구분하였다. 오리엔테이션의 단계는 집단상담이 첫 출발을 하는 시기로서 집단에 참여하는 집단참여자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탐색하고, 아직은 행동에 대한 불안감, 집단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 집단상담자에게 의존하는 성향이 높은 단계이다. 이 과정이 좀 지나면, 집단참여자들이 집단장면과 다른 집단참여자에게 부정적인 정서 반응을 나타내는 갈등 양상이 나타난다. 집단참여자 상호간에 또는 집단상담자를 향하여 갈등과 공격이 표면화되는데, 이러한 것은 집단상담의 성격상 거의 필연적으로 거쳐 가는 발달단계라고 볼 수 있다. 갈등 단계가 지나면 집단의 응집성이 발달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극복되고 조화롭고 협력적인 집단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집단에 속한 집단참여자간에 서로 신뢰하고 집단의 사기가 높아진다. 이 과정에서 집단상담 안에 하위집단들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제 집단참여자들은 갈등에 직면해서도 그것을 다룰 줄 알게 되어 능동적으로 갈등과 집단 안에 드러나는 상황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학습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을 자기공개의 단계라고 하고, 또는 생산적 단계라고 하기도 한다. 집단참여자들은 집단문제의 해결에 함께 참여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고 이전에는 몰랐던 자신의 모습에 대해 인식과 통찰을 하기도 하며 진정한 자기공개, 자기이해를 하게 된다. 이와 같이 집단상담에서 참여자들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면서 종결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집단상담에 참여함으로써 노인 내담자들은 자신과 유사한 경험을 한 다른 집단참여자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또한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고, 그들의 경험이나 대처를 대리학습하면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집단 경험 자체가 대인관계에서의 상호교류 능력을 증진시키고, 상담이 끝난 뒤에도 집단참여자들끼리 자조집단을 형성하고 꾸준히 상호협력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개인상담에서는 얻을 수 있는 학습경험과 대인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 집단상담이 갖는 큰 장점의 하나이다. 앞서 개인상담의 방법과 주의점에 대해 언급한 바와 같이, 개인상담의 경우 노인 내담자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상담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갖게 되는 불편감이 있을 수 있는데, 집단상담에서는 노인들이 상담자와의 1:1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신과 유사한 연령의 유사한 경험 또는 호소 문제를 갖고 있는 집단참여자들로부터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집단상담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또 집단상담에서 만난 노인들끼리 서로를 지지하고 서로에게 치료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단 이와 같이 집단상담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집단상담 초기에 상담에 대한 구조화를 잘 해서 집단상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얻을 수 없는 것, 집단 내에서의 이야기에 대한 비밀보장 및 지켜야할 규범들을 이해하고 잘 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단상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노인들이 자신의 문제에 빠져서 집단상담에 대한 의식을 잃거나, 공격적인 분위기, 심리적으로 상처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담자는 집단상담의 분위기를 민감하게 관찰하고 조절하여야 한다.

노인 내담자들의 집단상담이 효과적이기 위해서, 집단원의 규모는 6~8명 정도가 적당하고, 상담횟수는 주1~2회씩 총 8~10회기 정도가 적절하다. 집단참여자들의 연령은 주제와 목표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노인 내담자들의 특성상 가능한 한 또래로 형성하는 것이 집단참여자들의 응집력과 참여도를 높이는데에 도움이 된다.

 

 

3. 노인문제와 상담

 

1) 노인 우울증

우리나라 노인 5명 중 1명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노인들에게 우울증은 가장 일반적인 정신장애이다.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우울한 기분, 흥미 상실, 활력감소와 피로감, 주의집중력 감소, 자존감과 자신감 감소, 죄책감과 무가치감, 미래에 대한 비관적 견해, 자해·자살의 생각이나 행동, 수면장애, 식욕감퇴 등이다(권석만, 민병배, 2000). 우울증은 그 원인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사람에 따라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 식욕부진 등의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건강을 지나치게 염려하거나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자해나 가해행동을 하거나, 치매가 동반하거나 치매처럼 일시적인 기억감퇴, 대인관계의 위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 강한 분노나 의기소침, 대인관계 회피 등 비정상적인 성격 성향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현격히 슬프고 우울해 보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슬픈 표현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다. 행동장애나 알코올 의존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노인 우울증은 대인관계를 위축시키고 가족간의 어려움을 초래하며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킬 뿐 아니라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정상적인 노화의 과정이 아니라 일종의 정서장애이다. 그러나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친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적절한 치료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1) 노인우울증의 원인

노인 우울증의 원인 중 사회적 요인으로는 신체적 질병, 신체기능의 상실, 자아통제감, 사별 등의 부정적 생활사건, 사회적 지지의 부재, 재정문제, 교육수준 등이 있다.

신체적으로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 거동이나 활동이 자유롭지 않은 등 신체기능을 상실한 경우,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경우에 그 정도가 심각할수록 우울 증상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노인들에게 우울증을 유발시키는 가장 중요한 생활사건은 중요한 사람과의 사별이다. 배우자나 자녀의 죽음을 경험할 때 우울증이 걸릴 위험도가 높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사별 후 몇 주 간 우울 증상이 심하다가 점차 회복되는 편이다. 노인 우울증 환자들은 우울증이 발생하기 전 1년 이내에 심각한 생활사건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친척이나 친구의 죽음, 가족이나 친구와의 다툼 등이 우울증과 특히 관련이 높은 생활사건 들이다. 이밖에 경제적인 어려움과 생활고도 노인 우울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노인 우울증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성별로 볼 때 남성 노인보다 여성 노인의 우울증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여성 노인 우울증 환자들은 신체질환, 자기의 역할에 대한 불만족, 결혼관계의 유지문제 등과 관련된 우울장애가 많고, 남성 노인 우울증 환자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병이 우울증과 더 관련이 깊다(이호선, 2005).

 

(2) 노인 우울증의 상담방법

우울증에 대한 상담방법에는 인지행동상담, 관계요법, 회상요법, 지지치료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우울에 대한 상담방법으로는 인지행동상담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인지행동상담이란 우울을 유발하는 비합리적인 생각과 태도를 건강하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것이다.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나는 늙고 아무 쓸모가 없어.’와 같이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다. 건강한 사람들도 물론 희망이 없다든지 힘든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그 상황을 최악의 상태로 결론짓고, 긍정적인 요소들을 모두 배제한 채 비관적인 생각을 키워가는 경향이 있다. 상담을 통해 내담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극단적인 생각들이 정말 그러한지에 대해 부드럽게 물어보고 그렇지 않은 사례들을 찾음으로써 자동적이고 비합리적인 생각들을 바꾸어 신념과 태도에 변화를 일으킨다. 필요하다면 도전, 논박, 유머 등의 기법을 활용한다. 또 자동적으로 떠오르고 점차 커지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멈추는 방법들에 대해 가르치고 연습시킨다. 최근 약물치료와 상담의 유용성을 비교한 연구에서 치료 말기에 나타나는 결과에서는 두 치료 간에 차이가 거의 없었고, 오랜 기간이 지난 뒤 추후연구에서는 인지상담을 받았던 환자들의 우울증 재발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Elkin et al. 1989; Hollon et al., 1992).

관계요법은 우울감의 원인이 인간관계에 있을 때 내담자의 과거와 현재의 관계패턴에서 발견되는 갈등을 해결하는 상담방법이다. 또 회상요법은 현재 낙담한 상황에만 머물기 보다는 자기가 가지고 있었던 과거의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내담자의 현재 문제에 영향을 준 과거의 미해결 문제들을 회상하여 해결하고 재 정의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고부간의 관계와 부부관계 해결에 도움이 된다. 지지치료는 심각한 스트레스나 상처를 경험했을 때 어려움을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제공하여 스스로 헤어 나올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울이 심할 때에는 상담과 함께 의사의 처방을 받아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밖에 노인 우울증에는 생활관리도 필요하다. 생활관리란 우울하거나 우울이 유지될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을 건강한 생활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집에만 오래 머물지 않고 적당한 외출이나 사람들과의 대면접촉을 늘리기,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하기, 사회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움이 있을 때 말없이 참지 말기, 편안한 자세를 취하기, 적당한 수분을 섭취하기 등이다.

 

2) 성(性) 문제

노인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는 현대사회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증대됨에도 불구하고 노인의 성생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들이 남아있다. 그러나 노인의 성기능에 대한 실험연구를 최초로 하였던 매스터스와 존슨(Masters & Johnson, 1966) 에 따르면, 인간의 성적 반응은 노화과정에서 느려지기는 하나 없어지지는 않는다. 페퍼 등(Pfeiffer et al., 1968)의 조사에서도 노인부부의 54%가 성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고, 와인버그(Weinberg, 1982)도 65세 이상 노인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한 남성의 70%가 규칙적인 성관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노인의 성생활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노인들이 70대까지 성에 대한 관심이 보통 이상 유지되고 있으며 성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이 선호하는 성행위는 성교 외에 포옹, 키스, 자위행위 등 젊은 사람들과 대체로 비슷하였으며 배우자가 없는 노인의 과반수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하고 원만한 부부관계의 노인들은 성생활 빈도가 젊은 사람들과 거의 차이가 없었으며, 이성에 대한 성지식 부족과 자기중심적인 성행위로 인해 배우자와의 성관계에 불만족을 느끼는 사례가 많았다(강지연, 박부진, 2003).

성생활이 노인들의 삶에 중요한 요소임을 고려할 때, 상담자 역시 노인들의 성에 대한 문제를 다룰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노인의 성생활에 대해 상담자가 편견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혹시 상담자가 가부장적, 여성차별적 관점을 갖고 있거나 노인의 성욕과 성생활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면 노인의 성 문제를 적절히 도울 수 없을 것이다. 노인의 성은 생리적인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적, 문화적, 윤리적 차원의 문제들이 얽혀있다. 신체기능 저하로 인한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외에 부부간에 누적된 감정적 문제나 부부갈등, 노인의 성을 보는 사회적 편견, 배우자가 없는 노인의 성생활에 대한 윤리적 고민 등이 성 문제 안에 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호소 문제를 잘 듣고 적극적으로 상담에 임하여야 한다.

 

(1) 배우자가 없는 노인의 성 문제

배우자가 없는 노인 즉 독신노인의 성 상담을 할 때의 몇 가지 지침을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 내담자가 강한 성적 욕구를 표현하거나 이성에 대한 강한 관심을 보일 때 이것이 성적인 욕구인가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인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이 부족한 경우, 대인관계 욕구를 성적 욕구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내담자가 성적 욕구를 표현하였으나 실제 대인관계 결핍의 어려움이 있었다면 그에 대한 접근과 상담이 필요할 것이다. 또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성에 대한 관심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둘째, 내담자가 복용하는 약물 중에 성욕에 변화를 주는 약물이 있는지 점검한다. 노인들은 건강상의 이유로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약물복용이 성욕 증가의 원인인 경우가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확인한다. 셋째, 내담자가 성에 대해 갖고 있는 지식이나 신념을 확인하여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교정한다. 내담자의 성 문제가 신체적인 욕구 해소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지식에 근거한 경우가 자주 발견된다. 넷째, 내담자가 성적 욕구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구체적으로 질문하여 비정상적이거나 위험한 방식을 사용하는지, 의료적인 문제가 있는지 확인한다. 혹시 내담자에게 성별이나 성 관련 질병이 있을 때에는 의사에게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권한다. 다섯째, 내담자가 성적인 욕구와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경우, 성적 불만족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공격적 태도를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이호선, 2005).

 

(2) 노인 부부의 성 문제

노년기 남성들은 직장에서 은퇴하여 많은 시간을 가정에서 보내게 된다. 여성 역시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가정에서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노년기는 부부가 결혼한 이후에 가장 긴 하루일과를 함께 보내는 시기일 것이다. 따라서 노인 부부에게서는 신체적인 성 문제도 발견되지만 성 문제가 부부간의 의사소통 유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호선(2005)은 노년기 부부간의 성 갈등을 언쟁형, 포기형, 대립형, 폭력형의 네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언쟁형은 한쪽 배우자의 성교제의를 다른 배우자가 거부하고 언쟁이 일어나고 제의한 쪽의 설득과 촉구에 의해 성교가 이루어지는 유형이다. 포기형은 한쪽 배우자의 성교 제의에 대해 다른 배우자가 거부했을 때 별다른 설득 없이 성교를 포기하는 유형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성교 포기 후 강한 스트레스 반응을 표출하고 대개는 거부했던 배우자가 연민을 느껴 성교에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로 대립형은 성교제의 거부에 대한 감정적 갈등이 비교적 길게 유지되는 경우로 대화가 단절되고 감정적으로 대치되는 경우가 많다. 끝으로 폭력형은 성교 거부에 대해 폭언이나 폭력을 하는 경우로 적대적인 부부관계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노인의 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상담과 함께 노인의 성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음성적인 노인의 성매매 및 이로 인한 성병 발생을 막을 수 있도록 노인의 성적 욕구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독신 노인이 건전한 이성교제를 할 수 있는 방안 및 성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사회적 노력도 함께 필요할 것이다(서혜경 외, 2013).

 

3) 노인 장애

노년기에는 노화에 따른 신체적 질병 뿐 아니라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신체장애나 정신장애가 중요한 호소문제의 하나이다. 노인의 장애는 신체장애와 정신장애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1) 신체장애

보건복지부(2010)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 12월 현재 등록 장애인의 연령별 비율은 60대가 22.3%, 50대가 20.6%, 70대가 18.2%의 순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신체장애 종류는, 지체장애, 뇌병변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장루·요루장애, 호흡기장애, 신장장애, 심장장애 등이다.

노인의 신체장애와 관련하여 상담을 할 때, 상담자는 우선 내담자의 상황을 파악하고 내담자의 경험과 고통에 대해 충분히 들어줄 필요가 있다. 상담가가 충분히 내담자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다보면 내담자가 자신의 고통에서 한 발 떨어져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때가 온다. 둘째, 신체장애가 있는 노인들은 신체장애 자체에 너무 집중하여 사용가능한 다른 신체기능마저 사용하지 않아 나머지 건강했던 신체부분까지 약화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장애에 집중하기보다 사용할 수 있는 신체부분과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고 가능하다면 장애 부위에 대한 운동과 재활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셋째, 신체장애를 가진 노인들은 장애로 인하여 다른 사람에게 의존도가 높아지는데, 이에 대해 자신의 독립심과 자존감이 낮아져 상처를 받거나 의존도가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내담자가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을 경우에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해보도록 권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부분에 대해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지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의 신체장애와 타인에게 의존하는 것으로 인해 자존심이 상하고 이것이 고집을 부리거나 도움을 거부하는 등의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내담자가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면서 자신감도 회복할 수 있도록 내담자 편에서 도와주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치매

노인의 정신장애 중 대표적인 것이 치매이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 노인성 치매, 혈관성 치매, 두부외상으로 인한 치매, 파킨슨병으로 인한 치매 등 100여 종이 있고, 그 원인이 다양하다. DSM-Ⅳ에서는 ①기억장애가 있거나, ②실어증, 실행증, 실인증, 수행기능의 손상 중 최소 한 가지 이상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인지결손이 있는 경우에 치매로 진단한다. ①과 ②의 증상은 직업이나 사회적 장해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여야 하며 병전의 기능 상태보다 악화되어 있어야 한다. 치매는 노인 내담자뿐 아니라 가족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치매 노인을 치료하는데에는 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따른 약물복용, 인지학습과 상담이 사용되는데, 상담을 할 때에는 노인 스스로 자신의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잊고 있던 기억을 되살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회상 요법을 활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그리고 기쁨, 불안, 가족에 대한 죄책감, 서글픔 등 치매 노인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이해해주고 심리적인 안정감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감정적으로 지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치매 노인이 자신의 일상생활을 조절하면서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사, 성생활 등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 잘 되고 있는지와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이와 함께 치매 노인의 가족에 대한 상담에 필요할 때가 있다. 치매는 단기간에 회복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치매 노인의 가족들에게도 심각한 정신적, 사회적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상담자는 치매 노인의 가족들에게 지지와 격려를 하면서 동시에 그들에 가족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하고 돕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설 입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4) 노인 학대

노인학대란, 노인에 대하여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방임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을 말한다(노인복지법 제1조의 2). 우리나라 노인학대는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경제적 학대, 방임 등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하여 여성 노인이 학대를 더 많이 받으며,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학대의 위험이 높다(한은주, 김태현, 2000). 또 여미옥(2002), 권중돈(2002), 반형욱(1997) 등의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 없이 성인자녀와 동거하는 경우, 노인의 건강이 나쁘거나 일상생활에의 의존성이 높은 경우,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 자존감이 낮은 경우, 가족들간의 밀착과 지지도가 낮은 경우, 노인과 부양자가 사회적으로 고립될수록 노인학대의 발생률이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학대는 잘 드러나지 않은 채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은 자신을 학대하는 자녀들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또는 노인이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갖고 있어 학대에 대해 신고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상담자는 노인이 학대받는 것에 대해 언급하거나 호소문제가 대두되지 않더라도 학대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대 유형별로 유의미한 표시들은 다음과 같다.

 

▪신체적 학대의 표시: 부상이나 상처, 출혈흔적, 영양실조, 몸무게 감소, 화상, 현저히 행동변화 등

▪정서적 학대의 표시: 무기력, 공포, 은폐, 우울, 혼돈상태, 분노, 믿기지 않는 이야기들 등

▪경제적 학대의 표시: 부적절한 은행거래 상황, 지나친 부양비, 밀린 청구서, 의복 남루, 물건 분실, 고의적인 노인의 격리 등

▪방임의 표시: 대소변 냄새, 부적절한 옷차림, 영양실조, 병원치료 소홀, 더러운 옷 등

▪부양자의 학대 표시: 노인에 대한 무관심, 비난, 위협, 모욕, 노인의 사회적 고립 등

 

학대를 당하는 노인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심각한 우울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상담에서도 대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에 대해 일어난 일을 침묵한다. 따라서 상담자는 노인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과 학대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신뢰관계를 형성하고 심리적으로 지지하며 학대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내담자가 학대받는 자신에 대해 자책감과 수치심을 갖는 것을 충분히 받아주고, 이것이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핀다. 학대 경험이 있는 노인들의 집단상담을 실시하거나 가해자인 노인 가족들과 함께 가족상담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내담자가 학대 상황을 벗어날 수 있도록 지지망을 형성하고, 노인학대가 심각한 수준일 때에는 관련 기관에 노인을 의뢰하여 법적인 보호를 받도록 돕는다.

 

5) 자살

최근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노인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2009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노인 자살 사망자는 5,051명으로(통계청, 2011),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었다. 노인 자살의 원인은 건강 약화, 만성질환, 신체적·정신적 장애, 퇴직, 사회관계 범위의 축소, 배우자 사별, 가정불화, 경제적 문제, 우울 등의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김형수(2002)의 연구에 따르면, 우울감이 높은 노인일수록, 경제적 상태가 불안정한 노인일수록 자살 사고의 가능성이 높다.

노인의 자살문제 역시 상담 과정에서 노인이 이 문제를 표면화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담자는 노인의 자살 가능성에 대해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자살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거나, 심한 우울증과 알코올 남용 증상을 보이는 경우, 주의산만과 짜증, 염려가 두드러지는 경우, 만성질환을 겪거나 질병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의학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기억력이 현저히 저하된 경우, 절망과 포기감이 느껴지는 경우, 가까운 사람이 최근 사망하였거나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자살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탐색하여야 한다. 노인들의 자살 경고 증상으로는 언어적 증상(죽음이나 자포자기에 대한 언어적 표현), 행동적 증상(유언작성, 시신기증, 사업정리, 신앙에의 관심 변화 등), 상황적 증상(배우자 사망, 심각한 질병 통보, 신체증상에 대한 지나친 관심, 무가치감, 공포와 불안 등)이 있다.

내담자의 자살가능성이 시급할 때에는 안정시키는 것이 일차적으로 필요한 조치이다. 그리고 자살 사고의 위험수준을 파악하여 타 기관에 의뢰하거나 가족에게 통지할지를 결정한다. 필요하다면 약물치료에 대해 논의하고, 자살을 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설정하여 꼭 지키도록 주지시킨다. 이와 같은 응급처치가 된 후에 내담자의 수면과 섭식 패턴이 안정될 때까지 잘 관찰하고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특히 자살과 관련된 생각과 계획 등을 자세히 말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쳤을 사건이나 요인들에 대해 탐색하고 자살 생각을 갖기 이전의 건강한 상황과 기능 수준을 회복하고 삶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갖도록 돕는다.

릭가른(Rickgarn)은 노인의 자살을 방지하는 개입에 3가지 차원이 있다고 하였다. 첫째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여 노인 자살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둘째는 훈련된 준전문가를 양성하여 노인자살의 표시와 노화 이해에 대해 교육하고, 자살시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셋째는 의사나 상담전문가 등 전문가가 자살위기에 개입하는 것이다. 개인상담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노인의 자살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적극적 개입체계가 마련되도록 사회가 함께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김은주, 윤가현, 2010).

 

6) 노인의 죽음 인식

노년기는 죽음을 가깝게 인식하게 되는 시기이다. 죽음을 올바로 인식하고 잘 준비하는 것은 이 시기에 매우 중요한 과업이라고 할 수 있다.

죽음에 관한 태도는 회피적 태도와 수용적 태도로 크게 나누어볼 수 있다. 회피적 태도는 죽음을 부정하거나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태도이다. 반면 수용적 태도는 비교적 쉽게 자신의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죽음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연구들에 따르면,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태도로 나뉜다. 김귀분(1978), 노유자(1994) 등은 노인들이 죽음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면서도 죽음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과 사물로부터 헤어져야하는 상실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죽음 자체를 박탈감, 두려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반면 죽음에 대한 편안함, 평화, 당연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등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와 같이 죽음에 대한 개념과 태도는 사람들마다 매우 다양하다.

이밖에 사람들은 무엇을 ‘좋은 죽음’이라고 여기는지에 대한 연구들도 있다. 한나영 외(2002)의 연구에서는 적절한 수명, 무병사, 자식이나 부인보다 먼저 죽는 것, 자손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죽는 것, 가족들이 다 있는 앞에서 죽는 것, 자손들이 잘 사는 것을 보고 죽는 것, 수면사나 무통사가 좋은 죽음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킴과 리(Kim & Lee, 2003)의 연구에서는 타인에게 부담되지 않고, 가족과의 관계가 원만하고, 장례준비가 잘 되어있는 상태에서 죽는 것을 좋은 죽음이라고 보았다. 김미혜, 권금주, 임연옥(2004)의 연구결과도 이와 유사한데, 자녀보다 먼저 죽는 것, 자녀가 임종을 지켜주는 것,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죽는 것, 부모 노릇을 다 하고 죽는 것, 고통 없는 죽음, 천수를 다한 죽음, 준비된 죽음이 좋은 죽음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말기 환자의 상담

죽음의 과정에 대한 연구는 주로 말기환자들이 죽음에 대한 선고를 받고 그것을 자신의 현실로 받아들이기까지의 심리적 정서적 과정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이이정, 2004). 퀴블러-로스(Kübler-Ross, 1969)는 불치병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하여, 죽음에 직면한 사람들이 보이는 정서적 반응을 5단계로 제시한 바 있다. 첫 번째 정서적 반응은 죽음에 대한 부정과 고립이다. 자신이 받은 죽음 선고를 부정하고 진단이 잘못되었을거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죽음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왜 지금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분노하는 단계이다. 이러한 분노는 자기자신에게 향하기도 하고, 가족이나 의사, 신을 향하기도 한다. 세 번째 단계로는 타협 반응이 나타난다. ‘죽는 것을 받아들이겠지만, 우리 딸 결혼하는 것까지는 본 뒤에 데려가세요.’와 같이 신을 향해 조건을 걸거나 자신의 운명에게, 의사에게 죽음을 조금이라도 연기하려는 시도를 하는 단계이다. 네 번째 단계는 우울의 단계이다. 대개 환자들은 증상들이 악화되어 몸과 마음이 쇠약해지면서 극도의 상실감과 우울감을 겪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수용의 단계이다. 이 시기에 환자들은 죽음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받아들인다. 이 시기에 상담자는 말기 환자가 수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면서 현실감을 갖고 수용할것을 수용하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환자자신이 스스로 죽음 전에 준비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표현하도록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코르(Corr, 1995)에 따르면, 이러한 심리적 단계는 꼭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모든 사람들이 모든 단계의 반응을 다 보이는 것도 아니다. 죽음에 대한 반응은 그 사람의 신체적 질병, 성별, 성격과 문화, 생활환경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죽음의 과정에 있어서 보편적인 단계나 방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도 한다.

말기 환자를 상담할 때는 환자의 질병상태가 심각한 것에 대해 인정하고, 거짓말로 안심을 시키려 하지는 말아야한다. 단 진단결과나 현실상황과 함께, 모든 경우에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동시에 주도록 한다. 내담자에게는 상황을 보아가며 병의 위중함을 알려주되 가족에게는 처음부터 사실 그대로 알리는 것이 좋다. 말기 환자를 대할 때에는, 환자를 가까이에서 위로하고 지지해주며, 환자가 자신의 슬픔을 표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갖게 한다. 환자가 통증을 느낄 때 손을 잡아주거나 간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환자가 자신의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말기 환자의 경우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신체적 고통으로 인해 퇴행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어느 정도의 퇴행은 받아주는 것이 필요하다(이호선, 2005). 환자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고 다가올 죽음에 대해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 기간에 가족이나 중요한 사람들과 용서하고 화해할 일이 있다면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원할 때에는 유서나 편지를 쓰는 것을 상담자가 함께 하거나 도울 수 있다.

 

(2) 사별에 대한 상담

노년기에는 자신의 죽음뿐만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 친구 등 중요한 사람과의 사별도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배우자의 죽음은 남아있는 사람에게 극도의 슬픔, 걱정과 두려움, 고독감을 주며, 경제적 문제나 생활의 어려움 등 실질적인 불편이 증가되며, 사망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배우자 못지않게 중요한 사별이 자녀와의 사별이다. 성인 자녀가 노부모보다 먼저 죽는 경우, 노인들은 부모로서 죄책감, 분노, 불안, 고립감 등 큰 비탄을 느끼게 된다(정옥분 2008).

사별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비탄의 단계는 자신의 죽음을 인정해가는 5단계와 유사하다(김동기와 김은미, 2010). 처음 얼마 동안은 사별에 대해 큰 충격을 받으며, 이것은 신체적 증상이나 걷잡을 수 없는 울음, 죄책감 등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 단계로 죽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느낀다. 꿈을 꾸기도 하고 마치 살아서 같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불면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고, 사별한 사람을 만나기 위한 방법으로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과정을 넘어가게 된다. 세 번째 과정으로는 절망감이다. 다시 만날 수 없음에 대한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우울, 냉담, 절망감을 느낀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별 후 1년 이내에 일상생활로 되돌아가는 회복의 단계에 도달한다.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사별에 대해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일상생활을 하고 새로운 활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간다.

사별을 한 사람과 상담을 할 때에는 그 경험과 슬픔을 충분이 느끼면서 애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사람에 따라서는 사별한 사람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먼저 죽은 사람에게 배신감이나 원망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내담자의 감정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되 너무 과도한 죄책감을 느낄 때에는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필요하다면 빈의자기법을 이용하여 충분히 표현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으며, 혼자 남아있는 노인내담자의 생활, 구체적인 당면과제에 대한 대처 방법들이 필요한데, 이후의 생활계획이나 대책들을 찾고 감정적 어려움, 신체적인 것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하여 내담자에게 혹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예방하기 위해서 조기 진단을 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사별한 사람에 대한 좋은 추억을 기억하도록 돕는다. 이와 같은 사별에 대한 애도뿐만 아니라, 남아있는 배우자가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내가 먼저 죽고 남성 노인이 홀로 남은 경우, 음식을 하거나 살림을 하는 등의 일상생활이 낯설고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후의 생활을 어떻게 하고 누구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얻을 것인지에 대해 상담자가 함께 계획을 세우고 거처 및 생활전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에 우울이나 자살 충동 등의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에 대해 충분히 예견하게 해주고, 사별 후 갑자기 신체적으로 약해질 수 있는 점들에 대해서도 점검한다. 사별의 경험은 배우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경험한 가족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혼자 살더라도 가족들이 지속적인 만남을 유지하고 함께 도울 수 있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3) 죽음의 준비

죽음 준비 교육이란 죽음의 과정과 현상에 대한 지식과 태도 기술을 교육하고, 죽음이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게 하는 교육이다. 죽음 준비 교육은 죽음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자신과 삶, 우리가 속한 세계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관련된다(이이정, 2004). 죽음 준비 교육에서 다루는 주요 주제들로는, 죽음에 대한 사회적 전망, 죽음의 과정, 죽음에 대한 태도, 죽음·사별·비탄에 대한 종교적·문화적 견해, 장례의식과 절차, 자살, 안락사, 낙태, 사형제도 등에 대한 의학적, 윤리적, 법적 문제 등이 있다(이호선, 2005). 우리나라에서도 노인종합복지관, 종교단체 등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죽음 준비 교육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있고, 최근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죽음에 대한 다양한 체험과 캠페인 등이 늘어나고 있다.

* 연습문제

1. 노인상담의 기법 중 다음은 무엇에 대한 설명인가?

내담자의 감정적 문제, 갈등, 경험을 연기함으로써 자신의 느낌을 동작으로 표현하여

내면의 갈등이나 감정을 표면화하고 명료화한다.

① 문장완성기법 ② 회상기법 ③ 조각 기법 ④ 심리극 기법

④ 심리극 기법에 해당하는 설명으로, 심리적 기법은 연극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내담자의 문제를 탐색하고 치료한다.

 

2. 상담내용을 녹음 또는 녹화하여 그것을 노인내담자와 그 가족들이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는 노인상담 기법은?

① 매체학습 ② 역할기법

③ 의사소통 훈련 ④ 조각기법

① 매체학습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이를 통해 노인내담자가 자신에 대해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고, 가족들이 내담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3. 노인 집단상담과 관련하여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집단상담 초기에 잘 구조화하여 집단상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얻을 수 없는 것,

집단 내에서의 이야기에 대한 비밀보장 및 지켜야 할 규범들을 알게 한다.

② 집단참여자는 가능한 한 또래로 구성하며, 10명 이상이 적절하다.

③ 상담자는 집단상담의 분위기를 민감하게 관찰하고 조절한다.

④ 상담 횟수는 주 1~2회씩 총 8~10회기 정도가 적절하다.

② 집단참여자는 가능한 한 또래로 구성하는 것이 좋으나, 집단참여자는 6~8명이

적절하다.

4. 노인 우울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신체적 증상 및 비정상적 성격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② 남자노인보다 여자노인의 우울증 발생빈도가 높다.

③ 우울증의 원인은 성별과 관계없이 유사하다.

④ 인지행동상담, 관계요법, 회상요법, 지지치료 등의 상담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③ 여자노인 우울증은 신체질환, 자기의 역할에 대한 불만족, 결혼관계의 유지문제 등과

관련이 깊고, 남자노인 우울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병이 우울증과 더 관련이 깊다.

 

5. 사별에 대한 상담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충격 → 그리움 → 절망감 → 회복의 비탄 과정이 나타난다.

② 남은 가족들이 지속적인 만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③ 이후의 생활계획이나 대책 등을 논의한다.

④ 가능한 한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게 한다.

④ 사별한 내담자의 경우 슬픔을 충분히 표현하고 애도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