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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볼만한 곳

여름에 가기도 좋은 충북 음성의 명산 수정산성의 울창한 숲을 차분히 걸으며 여름휴가를 보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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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봉우리와 깊은 계곡 그리고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이름난 산이지만 걷기가 참 불편한 산이 있는가 하면 무심코 지나치던 평범한 산이지만 걸을수록 건강해지는 행복감을 느끼는 명산이 있습니다.

음성 읍내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수정산이 바로 그러한 산입니다.

특히 음성군 음성읍 읍내리 수정산에 있는 수정산성(水精山城)은 통일신라 시대의 산성으로 충청북도 기념물 제111호입니다.

도심 속 이렇게 멋진 자연의 산책길과 함께 약 1,200여 년 전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산성이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입니다.

수정산을 오르는 길은 3개 코스가 있는데 대부분 음성 읍내 신동아 아파트 뒤편 육교를 지나 오르는 제1코스를 이용합니다.

힐그린파크 옆으로 나 있는 산길에서 시작하여 수정산 도시산림공원 - 토끼 바위 - 수정산 정상 - 장수 바위 - 평곡1리로 내려오게 되는 4km의 코스입니다.

진입로에서 조금 올라오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운동시설 등이 설치되어 있는 도시산림공원 방향으로 길을 잡습니다.

이른 아침 산행을 시작하니 쉼터와 산림공원, 암석원을 지나는 동안 큰 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눈 부신 햇살이 몽환적인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으로 들어가는 기분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심어진 수많은 나무를 보니 단풍이 물드는 가을철에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을 걸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토끼 바위'에 도착했습니다.

등산로 왼쪽으로 토끼 바위를 감상할 수 있는 데크 전망대가 있는데 길에 집중하다 보면 놓치고 그냥 지나칠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돌고래의 모습 같기도 하지만 두 개의 귀를 가지런히 내린 채 웅크린 채 앉아있는 토끼의 모습이 보입니다.

산행을 시작한 지 40분쯤 지나자 수정산성이 나타납니다.

수정산 정상과 동쪽 계곡 상단에 축조된 수정산성은 축성기법 및 채집유물로 미루어 8~9세기 초에 흙으로 쌓아 축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려시대에도 일시적으로 사용되었고 조선시대에는 돌로 고쳐 쌓아 사용하다가 폐성이 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수정산성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매우 견고하고 정교한 산성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고 성벽의 잔존 상태가 양호합니다.

성벽을 따라 올라가면 울창한 나무 사이로 팔각정의 정자가 나타나는데, 수정산 산행의 클라이맥스는 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입니다.

청주~충주 간 국도와 음성역과 음성종합운동장 등 음성 읍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음성 수정산 정상

조금 더 올라가면 수정산 정상이 나오는데 산불감시초소 앞에 서면 조금 전 정자에서 볼 수 없었던 해발 709.6m의 가섭산을 중심으로 수려한 산세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습니다.

해발 393m의 낮은 수정산에서 이런 조망이 가능할 거란 생각은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입니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둘레길 1코스에서 2코스의 갈림길을 만나게 됩니다.

내려오는 길 역시 흙길이나 야자 메트가 깔린 걷기 좋은 편안한 길입니다.

중간에 마을에서 올라오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는 걸 보니 아마도 인근 마을 주민들이 애용하는 산책길인 것 같습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손대면 툭 하고 구를 것만 같은 크고 동그란 바위가 불안하게 얹혀있는 '공기 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장수들이 마치 공기놀이하듯이 거대한 바위를 던지며 주고받았다고 하는 전설이 깃든 바위입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는 삼나무와 신갈나무숲은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상쾌한 피톤치드를 내뿜고 있습니다.

수정산은 도심 가까운 곳에 있어 접근성이 좋으며, 산세가 험하지 않고 낮지만, 숲으로 들어가면 마치 심산유곡에 와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 좋은 산입니다.

주로 흙길과 야자 메트가 깔린 잘 정돈된 길이 오르락내리락 완만하게 이어지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여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하는 수정산성 둘레길 산행이었습니다.

오래전 우리 선조들이 걸었을 수정산성으로 오르는 길을 걸으며 수정산의 맑은 기운을 받아 더위를 이겨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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