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볼만한 곳

군산 여행코스를 한 번에 경험하는 군산의 탁류길을 소개드립니다.

risa❤️ 2022. 11. 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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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볕이 좋았던 어느 날, 구불 6-1길 탁류길을 걸었습니다. 백릉 채만식의 장편소설 ‘탁류’, 조정래의 ‘아리랑’ 배경지인 군산의 원도심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시대 남겨진 역사의 흔적을 따라 걸어보는 길입니다. 

구불 6-1길 탁류길 코스를 확인하기 위해 군산시 문화관광(www.gunsan.go.kr/tour) 사이트에 나온 자료와 지도를 참고했습니다. 세부 코스가 많아서 하나하나 다 걸었을 때 총 거리는7.5km, 소요시간은 약 2시간 정도입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시작해 해망굴, 초원사진관, 이성당, 동국사, 선양동 해돋이 공원, 정주사집 소설비, 개복동 예술인의 거리, 째보선창까지 걸었던 탁류길 여행을 소개합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군산의 근대문화, 해양문화를 주제로 하는 특화박물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입니다. 옛 군산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와 체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군산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군산 원도심 투어도 기획·운영하여 군산을 처음 방문하는 분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공간입니다. 

○ 전북 군산시 해망로 240

 

#해망굴

식민지 수탈의 기지가 된 군산이 최고의 무역 호황을 누리던 시기, 해망동과 중앙로를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터널입니다. 일제강점기 시대 사람들의 통행이 활발하던 교통의 요충지였다고 하는데요. 한국전쟁 중에는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인민군 지휘소가 이곳에 자리하여 연합군 공군기의 공격을 받기도 했던 역사의 현장입니다.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인 만큼, 직접 방문해 터널 안을 걸어보면 탁류길 여행에서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전북 군산시 해망동 100-21

 

#초원사진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1998)’의 촬영 장소로 알려진 초원사진관입니다. 이곳으로 여행을 하러 오는 관광객들에게 있어 초원사진관은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상징적인 곳입니다. 영화 촬영의 대부분이 초원사진관 인근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촬영이 끝난 뒤에도 관광객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복원해, 현재는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분들의 줄이 길게 이어질 정도로 많은 분이 찾는 곳입니다. 

○ 전북 군산시 구영2길 12-1

 

#이성당

현존하는 빵집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이성당. 군산은 일제강점기 당시 쌀 수탈의 핵심 전초기지였고, 메이지 유신 이후 빵 문화에 익숙해진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빵집들이 많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즈모야라는 일본인이 문을 열어 영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1945년 해방 이후 이석우 씨가 이 건물을 불하받아 이성당을 차렸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팥빵과 야채빵이 가장 유명하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표 명소입니다. 

○ 전북 군산시 중앙로 177

 

#동국사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 동국사입니다. 1913년 일본인 승려에 의해 ‘금강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었습니다. 광복 이후 김남곡 스님이 동국사로 사찰 이름을 바꿔 지금까지 불리고 있는데요. 동국사 대웅전은 2003년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찰과는 전혀 다른 모습, 전형적인 일본식 사찰이라 처음 방문했을 때 굉장히 낯설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 전북 군산시 동국사길 16

#선양동 해돋이 공원

 

군산에서 가장 먼저 해를 맞이한다는 동네, 선양동 해돋이 공원을 향해 올라갑니다. 꽤 높아서 계단을 오르면서도 한참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해돋이 공원에서 고개를 넘다 보면 벽돌 담에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소설 ‘탁류’에서 자주 언급되는 곳입니다, ‘개복동서 둔뱀이로 넘어가는 고개를 콩나물고개라 하는데’ 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그 이름의 뜻이 궁금합니다.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가정마다 콩나물을 길러 이 고개에서 팔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한 그 당시 집들이 콩나물처럼 촘촘하게 붙어 있어 불려진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 콩나물고개 이야기만 들어도 그 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해돋이 공원에 올라서면 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담으니 저 멀리 동국사도 보입니다.

 

매년 1월 1일 해 뜨기 전, 해맞이 행사가 이곳에서 열립니다. 도시 전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한 발짝 멀리,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선양동 해돋이 공원을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 전북 군산시 선양안길 13

 

#정주사집 소설비

 

소설 ‘탁류’의 등장인물인 정주사 집이 있는 터입니다. 창성주공아파트 근처 선양 고가교를 건너다보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쭉 따라 걸으면 빨간 지붕 풍차가 나오고 곧바로 해돋이 공원과 연결됩니다.

○ 전북 군산시 선양동 선양고가교 중간

 

#개복동 예술인의 거리

 

선양동을 지나 개복동 예술인의 거리를 걸어봅니다. 공방과 카페가 몇 곳 운영되고 있지만, 사람들이 지나다닌 흔적이 많지 않은 곳입니다. 

 

 

이곳에 일제시대 연극과 영화를 동시 상영하는 공연장 우일씨네마가 있었고, 그 근처에는 전북 최초 상설 영화관인 희소관(구 국도극장)이 있었습니다. 

 

 

예술인, 멋을 아는 트렌드 리더라면 이곳으로 자연스레 발길이 향했을 텐데요. 현재는 우일극장 자리에 문화예술공간 ‘군산시민예술촌’이 들어서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 공연, 대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군산개복단편영화제, 개복거리예술제 등을 진행해 그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째보선창

조선시대부터 주요 포구 중 한 곳인 째보선창입니다. 째보(언청이)객주가 포구의 상권을 장악하면서 째보선창이라 불렀다고 하는데요. 또한 입술이 찢어진 것처럼 선창이 째져 있는 지형이라 그리 붙여지기도 했는데, 현재는 그 선창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탁류 소설에서 정주사가 서천에서 군산으로 건너와 처음 발을 내디딘 곳입니다.

 

현재는 군산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는 째보스토리 1899가 들어섰고, 다시 한번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 전북 군산시 해망로 146-24

 

1937년 10월부터 1938년 5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채만식의 장편소설 탁류는 당시 사회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사는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 인간의 탐욕과 모순을 표현하며 혼탁한 물결에 무너지는 한 가족,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책을 읽어보면 더욱 좋고, 짧게나마 줄거리를 이해하고 탁류길을 걸으면 더욱 와닿는 여행입니다. 군산 원도심에는 역사의 흔적과 의미가 담긴 장소들이 많습니다. 선선한 가을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탁류길 한번 걸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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