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에서 가볼만한 명소 금오산과 함께 가볼만한 저수지 둘레길의 아름다운 모습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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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지긴 했지만 그래도 11월이라 최고의 절정에 오른
가을이 불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입이 쩌억~ 벌어지는 풍경입니다.
석교를 지나 잠시 채미정 안채로 들어가 봅니다.
시끌벅적 할아버지들의 수다가 한창입니다.
할머니보다 할아버지의 수다가
더 떠들썩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입니다.
명승 제52호의 누정으로 다섯 채의 건물이 있는데, 오른쪽은 채미정, 왼쪽은 구인재
그 뒤쪽으로 경모각과 비각이 놓여 있습니다.
문경의 주암정, 안동의 만휴정,
예천의 초간정 등에 비해
시원함은 없지만 쉬어가지
풍경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금오산 저수지를 둘러볼 차례입니다.
휴대폰을 켜고 그전에 주변을 검색해 보았어요.
금오랜드. 2.구미성리학 역사관 이미 보았던
“채미정” 그리고 황치열 여리숲까지 다양한
매력을 지닌 장소가 많이 있네요.
일단 금오산 저수지 둘레 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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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미정에서 금오산 저수지 둘레 길로 가는 길목에
발목이 묶이네요
불이 난 듯 붉게 물든 단풍이
가을의 미모를 뽐내네요.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걷는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이렇게 예뻐도 될까 싶을 정도로
질투가 나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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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백운교 너머로 햇살을 머금은
금오산 저수지의 자태가 드러납니다.
다이아몬드 만개쯤 뿌려놓은 것 같습니다.
보석이었다면 냉큼 줍고 싶은
마음이지만 아쉽습니다.
독립운동가 “박희광 선생”의 동상을 기점으로
왼쪽, 오른쪽 갈팡질팡 갈 곳을 헤매다가
왼쪽 방향으로 돌아보기로 합니다.
天高馬肥(천고마비) 보단 千古秋景(천고추경)
더 어울릴 듯한 한 폭의 수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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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에 뜬 금오정은 쉼터이자 가을을 바라보는
풍경 전망대가 되었습니다.
입과 코를 가린 마스크 위로
눈웃음이 배어나옵니다.
가을의 단풍이 사람의 마음에 꽃을 피우네요.
물위로 비춰진 가을 풍경에 잡힌
두 다리가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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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멀스멀 움직이는 물결을 타고
오리 떼가 헤엄을 칩니다.
가을을 즐기려 나온 시민과
여행을 온 손님들입니다.
재밌어 보이기도 하지만 페달을 밟아야 할
고통이 느껴지네요.
다행이 알록달록 풍경이
힘듦을 잠시 잊게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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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오오 모여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상쾌하고 가벼워 보입니다.
먼저 찾아왔던 가을은
이미 낙엽이 되어
땅바닥에 드러누워
뒹굴고 발길에 이리저리 차입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죠.
옆을 지나가는 아저씨의 표정이
멍하니 가을에 물들어 외로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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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배꼽마당에 다다랐습니다.
공터에 자리 잡은 의자마다 잠시 쉬어 가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단풍으로 물든 비밀의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안전에 안전을 기하며 싸온 음식을
먹는 이도 보입니다.
일상생활로 복귀를 선언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마치 예전 평화로웠던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온 모습입니다.
가을의 불타는 열정만큼 곳곳에서
행복이 뿜어져 나옵니다.
이게 바로 가을이라 생각해 봅니다.
물위로 이어진 나무테크를 따라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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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니 독립운동가 “박희광 선생”의
동상 앞에서 봤던 정자가
가파른 능선 비탈에 세워져 있습니다.
정자에 올라 바라본 금오산 저수지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햐아~ 그 먼 옛날 조선의 왕도 부럽지 않습니다.
다음엔 금오산 올레 길을 돌며
꼭 올라보리라 다짐해봅니다.
금오산 둘레길을 돌며 만난 오리 배,
구미 성리학 역사관을 기약한 채
금오산 저수지의 마지막 풍경을 눈에 담습니다.
해질녁에 비춰오는 금오산의 정기가
몸 안으로 흘러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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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저수지를 뒤로하고 돌아서려는 찰나
황치열 여리숲의 가을이 미소를 머금습니다.
금오산 저수지 둘레는 2.4km로
평탄한 길로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걷기에 좋은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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